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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취업 커리어 입문

스타트업 vs 대기업, 첫 직장을 선택하며 고민한 것들

by 나무011 2026. 7. 12.
개발자 현직자 솔직 경험담

스타트업 vs 대기업,
첫 직장을 선택하며 고민한 것들

취준생 시절 나를 가장 오래 붙잡았던 질문에 대한 솔직한 회고

Frontend Developer 2026년 6월 약 10분 읽기

최종 면접 합격 문자가 두 개였다

카카오 계열사 최종 합격 문자와, 시리즈 B 핀테크 스타트업 합격 문자가 거의 동시에 왔다. 핸드폰을 들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준비할 때는 "어디든 붙기만 해봐라"였는데, 막상 두 군데 다 되니까 진짜 고민이 시작됐다.

그때가 2023년 초였다. 부트캠프 수료 후 약 8개월을 취준하면서 지원서를 80개 넘게 넣었고, 코딩 테스트를 30번쯤 봤고, 기술 면접에서 떨어진 게 12번이었다. 숫자가 이렇게 선명한 건 스프레드시트에 다 기록해뒀기 때문이다. 취준 중에는 그게 정신을 붙잡는 방법이었다.

결국 스타트업을 선택했다. 그리고 2년이 조금 지난 지금, 그 선택이 어땠는지 솔직하게 정리해보려 한다. 아직도 "그때 대기업 가는 게 맞지 않았나" 싶은 순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반대로 "스타트업이라서 할 수 있었다"고 느끼는 것들도 있다. 양쪽 다 솔직하게 써보겠다.

스타트업 vs 대기업
스타트업 vs 대기업
80+ 총 지원 횟수
8개월 취준 기간
2곳 최종 합격
72시간 고민한 시간

나는 어떤 기준으로 비교했나

합격 연락을 받은 날 밤, 나는 노션에 비교 표를 만들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 표가 좀 웃기다. "성장 가능성", "워라밸", "연봉", "스택", "팀 문화" 같은 항목들이 줄줄이 있었는데, 솔직히 정보가 없었다. 면접 때 느낀 인상과 인터넷 후기 몇 개가 전부였다.

스타트업 쪽은 면접관이 CTO였다. 기술 얘기를 꽤 깊게 했고, 내가 부트캠프 프로젝트에서 Next.js로 SSR을 구현한 부분을 물어봤을 때 눈이 반짝이는 걸 느꼈다. 대기업 쪽은 면접관이 팀장급 3명이었고, 체계적이었지만 내가 얼마나 잘 보일 수 있는 자리인지 모르겠었다.

그때 내가 실제로 중요하게 본 것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비교 항목 시리즈B 스타트업 카카오 계열사
초봉 (제안) 4,200만 원 4,000만 원
스톡옵션 있음 (협의) 없음
기술 스택 Next.js, TypeScript, Prisma 사내 레거시 + React
팀 규모 프론트 3명 프론트 20명+
의사결정 속도 빠를 것 같음 (추정) 느릴 것 같음 (추정)
안정성 불확실 높음
브랜드 이름값 낮음 높음
⚠️ 지금 돌아보면

저 표의 절반은 그냥 내 추정이었다. "의사결정 빠를 것 같음"은 면접 인상 하나로 판단한 거다. 실제 조직 문화는 들어가봐야 안다는 걸, 당시엔 몰랐다.

주변 반응은 전부 대기업이었다

부모님, 친척들, 심지어 같이 취준하던 친구들까지 — 전부 대기업을 권했다. 반응이 너무 일관돼서 오히려 이상했다.

부모님은 "스타트업은 망하면 어쩌냐"고 했고, 부트캠프 동기는 "이름값이 있어야 다음 이직도 편하다"고 했다.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더 답답했다. 다 맞는 말인데, 나는 왜 스타트업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지?

"이름값이 있어야 다음 이직도 편하다"는 말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지만, 첫 직장에서 무엇을 배우느냐가 그 이름값을 만들어준다는 것도 사실이다.

며칠을 생각하다가 결국 내가 내린 기준은 하나였다. "2년 후에 내가 무슨 개발자가 되어 있을 것 같냐." 대기업 쪽은 체계적인 온보딩과 코드 리뷰 문화가 좋을 것 같았지만, 내가 담당할 영역이 너무 좁을 것 같았다. 스타트업 쪽은 불안했지만, 많이 만들고 많이 깨질 것 같았다.

스타트업에서 실제로 겪은 것들

입사 첫 주에 레거시 코드를 혼자 분석해서 다음 주에 기능 하나를 붙여야 했다. 온보딩 문서가 반쯤 비어 있었다. 물어볼 수 있었지만 CTO도 바빴고, 프론트 선배는 나 포함 셋이 전부인데 다들 각자 PR을 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가장 빠른 성장이었다. 물에 던져놓은 것과 같았는데, 수영을 배웠다. 3개월 차에는 Next.js 13 앱 라우터로 마이그레이션을 내가 주도했다. 대기업이었다면 아마 주니어한테 이런 작업을 맡기지 않았을 것이다.

입사 1개월차
온보딩은 사실상 없었다

레포 클론하고 README 읽으면서 혼자 세팅했다. 에러 만나면 슬랙에 올리거나 스스로 해결. 고통스러웠지만 코드베이스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입사 3개월차
마이그레이션 주도

Pages Router → App Router 전환을 내가 제안하고 실행했다. 실패하면 내 책임이었지만, 성공하면 내 포트폴리오였다. 배포 날 밤 11시까지 있었다.

입사 6개월차
첫 번째 위기

팀원 한 명이 갑자기 퇴사했다. 갑자기 업무가 1.5배가 됐다. 야근이 2주 이상 이어졌다. 스타트업의 현실을 처음 제대로 맛봤다.

입사 1년차
이직 제안을 처음 받았다

링크드인으로 외부 헤드헌팅 연락이 왔다. GitHub 잔디와 스타트업에서 쌓은 경험이 보인다고 했다. 거절했지만, 선택지가 생겼다는 게 달랐다.

솔직히 후회한 적도 있다

팀원이 나가고 야근이 쌓이던 시기에, 카카오 계열사 간 동기한테 연락이 왔다. 칼퇴하고 사내 스터디 간다고 했다. 그때 진심으로 부러웠다.

연봉 인상도 생각보다 느렸다. 스타트업이라 성과에 따라 빠를 줄 알았는데, 회사 상황이 좋지 않은 분기에는 동결이었다. 대기업은 인상률이 정해져 있어서 예측 가능하다고 들었다. 불확실성이 이렇게 스트레스인지 몰랐다.

🔴 현실 체크

스타트업 = 빠른 성장이라는 공식은 항상 성립하지 않는다. 조직이 급하게 돌아갈수록 체계가 없고, 배우는 것도 있지만 나쁜 습관을 혼자 들이기도 한다. 코드 리뷰가 제대로 안 되는 환경이면, 내 코드 수준이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모른 채 1년이 지난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좋은 편이어서 다행이었지만, 모든 스타트업이 이렇지 않다는 걸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알았다. 야근에 낮은 연봉, 그리고 배우는 것도 없는 최악의 조합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어느 쪽이 맞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말하면, 사람마다 다르다. 뻔한 소리 같지만 진짜 그렇다. 중요한 건 "스타트업 vs 대기업"이라는 이분법이 아니라, 본인이 어떤 환경에서 성장하는 타입인지를 아는 것이다.

나는 방치됐을 때 스스로 파고드는 편이었다. 모르면 불안한 게 아니라 더 찾아보게 됐다. 그런 사람한테는 스타트업이 맞을 수 있다. 반대로 좋은 코드가 어떤 건지 먼저 보고 싶은 사람, 탄탄한 기반 위에서 깊이를 쌓고 싶은 사람한테는 코드 리뷰 문화가 잘 잡힌 대기업이 더 나을 수 있다.

스타트업 유리 대기업 유리
넓은 업무 범위
 
스타트업
고품질 코드 학습
 
대기업
빠른 의사결정
 
스타트업
연봉 안정성
 
대기업
이력서 브랜드
 
대기업
기술 스택 선택권
 
스타트업

고민 중인 분들께 전하고 싶은 것

첫째, 면접 때 꼭 확인하라. "제 코드를 누가 리뷰해 주나요?", "신입이 맡을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가요?" 이 두 질문만 제대로 물어봐도 회사의 온보딩 문화가 어느 정도 보인다.

둘째, 기술 스택을 따라가지 말고 팀을 봐라. Next.js 쓴다고 적혀 있어도, 그게 제대로 활용되는지는 다른 문제다. 면접 때 실제로 어떻게 쓰고 있냐고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반응이 확연히 다르다.

셋째, 스톡옵션 이야기가 나오면 숫자를 꼭 확인해라. "스톡옵션 드립니다"는 회사마다 의미가 너무 다르다. 행사 가격, 수량, 베스팅 조건을 직접 물어봐야 한다. 처음엔 민망하지만, 입사하고 나서 아는 것보다 낫다.

✅ 지금의 내 결론

첫 직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빠른 피드백 루프다. 내가 짠 코드가 실제로 어떻게 동작하는지, 뭐가 잘못됐는지를 빠르게 알 수 있는 환경인지가 핵심이다. 그 조건을 만족하는 회사라면, 스타트업이든 대기업이든 큰 틀에서 괜찮다고 생각한다.


2년이 지난 지금, 스타트업을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하지만 대기업 간 동기가 틀린 것도 아니다. 각자 다른 경로로 각자에게 맞는 개발자가 되어가고 있다. 결국 어디서 시작하느냐보다, 어떻게 보내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 이 말도 뻔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진짜였다.

💬 여러분은 어떻게 첫 직장을 선택하셨나요?

스타트업과 대기업 중 고민하셨거나, 이미 선택하신 분들의 경험이 궁금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셨는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 취준 중인 분들께 큰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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