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저는 개발이 뭔지도 모르던 사람이었습니다. 대학에서 전혀 관련 없는 전공을 마치고, 스물여섯 살이 되던 해에 처음으로 "개발자가 되어볼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변에선 하나같이 말렸습니다. "지금 시작하면 너무 늦었다", "전공자들도 취업 못 하는데 네가 되겠냐"는 말들이 귓가에 맴돌았죠. 그래도 시작했고, 결국 됐습니다. 제가 얼마나 걸렸는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그리고 현실은 어땠는지 — 포장 없이 전부 이야기해드리겠습니다.

처음 시작하던 날,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처음 코딩을 접한 건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HTML 10분 만에 배우기" 영상이었습니다. 화면에 글자 하나 띄우는 데 성공했을 때, 이상하게 심장이 뛰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어요. 다음 날 바로 노트북을 새로 장만하고 무작정 독학을 시작했는데, 처음 한 달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따라 치는 수준이었습니다.
HTML, CSS는 그나마 눈에 보이니까 재미있었는데, JavaScript에 들어서는 순간 멘탈이 흔들렸습니다. 변수가 뭔지, 함수가 왜 저렇게 생겼는지, for문이 왜 필요한지 — 하나도 이해가 안 됐습니다. 그냥 외우면 되겠지 싶었던 게 얼마나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금방 깨달았습니다.
실제 공부 타임라인 — 꾸밈 없이 그대로
- 1~2개월차 HTML, CSS, 기초 JavaScript 독학. 하루 평균 3~4시간, 주말엔 6시간 이상. 인프런 무료 강의 위주로 들었고, 프로그래머스 입문 문제를 하루 한두 개씩 풀었습니다.
- 3~4개월차 JavaScript 심화 + 처음 만든 토이 프로젝트 (투두리스트, 날씨앱). 결과물이 나오니까 재미가 붙었습니다. 이 시기에 처음으로 Git을 배웠고, GitHub에 커밋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 5~6개월차 React 입문. 이 구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컴포넌트 개념, 상태 관리, useEffect 동작 방식 — 이해하는 데 유독 오래 걸렸고, 한 달 넘게 제자리걸음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 7~8개월차 포트폴리오용 프로젝트 제작에 집중. API를 직접 붙여보고, 반응형 레이아웃을 구현했습니다. 코드 리뷰를 받기 위해 오픈 카카오톡 스터디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 9~12개월차 이력서 작성 및 지원 시작. 총 42곳 지원, 서류 통과 11곳, 코딩 테스트 통과 5곳, 최종 합격 1곳. 다섯 번째 최종 면접에서 처음으로 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첫 코딩 공부를 시작하고 취업까지 딱 11개월 3주가 걸렸습니다. "빠르다"고 하시는 분도 있고 "오래 걸렸다"고 하시는 분도 있는데, 저는 이 시간이 정직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면접 현장의 냉정한 현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건, "포트폴리오는 문을 여는 열쇠일 뿐"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면접에 들어가면 포트폴리오 얘기는 10분도 안 하고, 나머지 40분은 CS 지식과 문제 해결 방식을 묻더라고요.
첫 면접에서 "브라우저가 URL을 입력받고 화면을 그리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보세요"라는 질문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개념은 어디선가 읽었는데 내 언어로 설명이 안 됐어요. 그 날 집에 와서 노트에 플로우를 직접 그려보고, 소리 내어 설명하는 연습을 처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면접은 아는 것을 "말하는 능력"을 같이 보는 자리라는 걸 뼈저리게 배운 순간이었습니다.
① 내가 만든 프로젝트에서 왜 이 기술을 선택했는지 이유를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② 트러블슈팅 경험 — 어떤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스토리라인이 있어야 합니다.
③ CS 기초 (HTTP, 브라우저 렌더링, 이벤트 루프 등)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해야 합니다.
④ "모르겠습니다"는 솔직하게 말하되, "이렇게 접근해볼 것 같습니다"를 꼭 붙이세요.
비전공자라는 핸디캡, 실제로 얼마나 컸나
솔직히 말하면, 서류에서 분명히 불이익이 있었습니다. 같은 포트폴리오라도 전공자가 내면 더 눈에 띄는 구조인 곳이 많았고, 공채보다 수시 채용이나 스타트업 지원에서 훨씬 기회가 많았습니다. 대기업 신입 공채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고 일찌감치 중소·스타트업 위주로 전략을 바꿨습니다.
그런데 막상 면접장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기술적으로 잘 설명하고, 프로젝트에 본인만의 고민이 담겨있으면 전공 여부를 크게 따지지 않는 면접관도 꽤 많았습니다. 오히려 "비전공인데 이걸 혼자 공부해서 여기까지 왔다"는 것 자체가 성실함과 학습 능력의 증거로 읽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입사 후에야 알게 된 것들
취업에 성공하고 실제로 일을 시작하면서, 독학 때와는 완전히 다른 벽을 마주쳤습니다. 코드 리뷰, PR 올리기, 레거시 코드 파악, 팀원과의 커뮤니케이션 — 혼자 공부할 때는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처음 두 달은 퇴근 후 매일 집에서 회사 코드베이스를 다시 읽으며 공부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부족함을 느낀 건 타인의 코드를 읽는 능력이었습니다. 독학 때는 항상 내가 짠 코드만 봤으니까요. 입사 초기엔 선배의 코드 한 줄 이해하는 데 30분씩 걸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능력은 시간과 경험밖에 답이 없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비전공자로 시작해서 개발자가 되는 일은 분명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쉽다"고 하면 거짓말이 됩니다. 스스로를 믿는 시간과, 의심하는 시간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저는 그 과정이 너무 외로워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몇 번이나 있었습니다. 그래도 결국 여기까지 왔고, 지금은 매일 코드를 짜며 돈을 법니다.
준비 기간이 1년이든 2년이든, 출발점이 어디든 간에 — 중요한 건 방향이 맞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꾸준히 걸어가는 것뿐입니다. 빠른 길은 없지만, 막힌 길도 없습니다.
혹시 지금 비전공자로 개발 공부를 시작하셨거나, 준비 중이신가요?
현재 어떤 단계에 계신지,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우신지 댓글로 나눠주시면
제 경험을 바탕으로 최대한 솔직하게 답변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