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얘기만 하려던 게 아닌데, 결국 가장 많이 달라진 건 숫자가 아니었다
첫 글의 조회수는 34였다. 그것도 내가 세 번 직접 들어가서 확인한 게 포함된 숫자다. 실제 방문자는 스물 몇 명이었을 것이다. 그날 밤 구글 애널리틱스 화면을 보면서 "이거 맞는 건가" 싶었다.
1년이 지났다. 52개의 글이 쌓였고, 월 최고 조회수는 12,840을 찍었다. 누적은 68,000이 넘는다. 처음에 목표가 "월 1,000뷰"였는데, 그걸 달성한 달이 지나고 나서 한동안 목표를 잃어버렸다. 숫자가 올라가는 게 익숙해지니까 정작 왜 쓰고 있었는지를 잊게 됐다.
이 글은 그 1년을 가능한 솔직하게 정리한 회고다. 잘된 것만 쓰면 거짓말이 되니까, 포기하고 싶었던 달도 같이 쓴다.

(초안 포함 시 71편)
1년 합산
고민한 달
바이럴 글
처음 6개월 — 거의 아무도 안 읽었다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다. 공부한 것을 기록해두면 나중에 써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거창한 목표 같은 건 없었다. 첫 글은 Next.js App Router를 처음 써보면서 헤맸던 내용이었다. 정리가 잘 됐다고 생각했다. 공유도 했다.
조회수 34. 다음 글은 22. 그다음은 41. 패턴이 보였다. 내가 공유하면 반짝하고, 그다음 날엔 다시 바닥이었다. 검색 유입이 전혀 없었다. 구글이 내 블로그를 인덱싱조차 안 하고 있었다.
구글 서치 콘솔에 사이트맵을 등록 안 했다. 티스토리가 자동으로 해준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메타 디스크립션도 기본값 그대로였다. 글 제목을 "Next.js App Router 정리"처럼 썼는데, 이 키워드로 이미 수백 개의 글이 존재했다. 내 글이 검색에 뜰 리가 없었다.
5월에 꺾인 게 보이는데, 그게 SEO를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서치 콘솔 세팅, 메타 태그 정비, 그리고 무엇보다 글 제목을 "내가 쓰고 싶은 것"이 아니라 "누가 검색할 것 같은 것"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하루 만에 바뀐 건 아니고, 그 변화가 트래픽으로 나타난 건 2~3개월 뒤였다.
포기하고 싶었던 세 번 — 각각 이유가 달랐다
12,840뷰 터진 글 — 뭐가 달랐나
11월에 한 편이 터졌다. 평소 글이 발행 첫날 300~500뷰를 찍고 이후 검색 유입으로 천천히 쌓이는 패턴이었는데, 그 글은 첫날에 3,200뷰가 들어왔다. 개발자 커뮤니티 몇 군데에서 공유됐다.
주제: "Next.js 14 useFormState 실제 프로덕션에서 쓰면서 겪은 문제들"
• 공식 문서에 없는 내용 — 실제로 겪은 엣지 케이스 3가지
• 에러 메시지 전문 포함 (검색 유입의 핵심이었다)
• "나도 이거 때문에 이틀 날렸다"는 솔직한 어조
• 해결 코드가 복붙 가능한 형태
요약하면: 내가 진짜 고생한 걸 진짜로 쓴 글이었다. 퍼포먼스 최적화 같은 "있어 보이는 주제"가 아니라.
그 글이 터진 이후 나는 잠깐 "이제 비슷한 글만 계속 쓰면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비슷하게 쓴 다음 글은 1,200뷰였다. 공식이 없다는 걸 다시 배웠다. 터지는 글에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걸 노리고 쓰면 잘 안 됐다.
글쓰기 방식이 어떻게 바뀌었나 — 실제 비교
가장 크게 바뀐 건 "누구를 위해 쓰냐"에 대한 대답이었다. 초기엔 막연히 "개발을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3시간 전의 나"를 독자로 설정하고 쓴다. 이 에러에 처음 부딪혀서 검색하고 있는 나.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뭔지 생각하면 내용이 명확해졌다.
숫자 말고 달라진 것들
"블로그는 내가 얼마나 아는지를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모르는지를 발견하는 곳이었다."
— 1년 차 되던 날 쓴 메모수치로 보는 1년 전 vs 지금
| 항목 | 1년 전 (초기) | 지금 (1년 후) | 변화 |
|---|---|---|---|
| 월 조회수 | 평균 340 | 평균 9,200 | +2,706% |
| 글 작성 시간 | 편당 4~5시간 | 편당 1.5~2시간 | 2.5× 빨라짐 |
| 검색 유입 비율 | 3% | 74% | +71%p |
| 글 발행 완주율 | 초안의 40% | 초안의 78% | +38%p |
| 댓글 / 피드백 | 월 0~1건 | 월 8~12건 | 10× 이상 |
| 포기하고 싶은 빈도 | 매달 | 가끔 | 확실히 줄었음 |
솔직하게 — 여전히 잘 안 되는 것들
좋아진 것만 쓰면 이 글도 뻔한 성공담이 된다. 여전히 안 풀리는 것도 있다.
• 꾸준함 — 바쁜 스프린트 주간엔 2~3주 공백이 생긴다. 아직 해결 못 했다
• 댓글 없는 글 — 공들인 글이 조용할 때 여전히 허탈하다
• 틀린 내용 수정 — 독자가 댓글로 오류를 알려줄 때, 고마우면서도 민망하다
• 트렌드 vs 깊이의 균형 — 조회수는 트렌드 글이 잘 나오는데, 쓰고 싶은 건 깊은 내용이다. 아직 타협점을 못 찾았다
특히 마지막 항목이 지금도 고민이다. 이 블로그를 "많이 읽히는 블로그"로 키울 것인지, "나의 공부 기록장"으로 쓸 것인지. 1년이 지났는데도 명확한 답을 못 내렸다. 아마 둘 다 조금씩이겠지만, 그게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욕심인지도 모른다.
① 처음 6개월은 조회수를 기대하지 않기 — 그 기간 동안 쓰는 습관을 만드는 게 전부다
② 공식 문서 번역이 아니라 내가 고생한 것 쓰기 — "이거 찾는 사람이 나밖에 없을 것 같은" 내용이 오히려 롱테일 유입이 된다
③ 서치 콘솔 처음부터 세팅하기 — 나중에 뒤늦게 세팅하면 초반 3개월 데이터가 없어서 비교가 안 된다
2년 차도 쓸 것 같다. 블로그가 나를 바꿔줬다기보다는, 쓰면서 내가 뭘 모르는지 알게 됐고, 그걸 알게 되니까 더 공부하게 됐다. 조회수가 오른 건 그 결과물이었다. 순서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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