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후 새벽 2시에 코딩한 그 프로젝트가, 이직 면접장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처음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는 솔직히 커리어 따위는 생각도 안 했다. 그냥 회사 업무에서 쓸 수 없는 기술을 혼자 써보고 싶었고, 누군가 쓸 수도 있겠다 싶은 아이디어가 하나 있었을 뿐이다. Next.js 13이 막 나왔을 때였고, 회사에서는 레거시 Vue 프로젝트만 붙들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퇴근 후 노트북을 열었다.
그게 3년 전이다. 그 사이에 이직을 두 번 했고, 연봉은 첫 회사 대비 85% 올랐다. 면접관들이 가장 많이 물어봤던 건 사이드 프로젝트 얘기였다. 이 글은 그 과정을 가능한 솔직하게 쓴 기록이다. 성공 신화처럼 포장하고 싶지 않다. 실패한 프로젝트도 많았고, 번아웃도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드 프로젝트가 커리어에 미친 영향은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시작은 순수한 불만이었다
2년 차 프론트엔드 개발자였던 나는 매일 비슷한 컴포넌트를 만들고, 비슷한 버그를 잡고, 비슷한 코드 리뷰를 받았다. 기술 스택은 안정적이었지만, 정확히 그 이유 때문에 내가 정체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변 친구들이 Next.js, Tailwind, Prisma 같은 기술들을 쓰기 시작하는데 나만 혼자 과거에 멈춰있는 것 같았다.
첫 번째 사이드 프로젝트는 개발자 채용 공고를 한눈에 모아보는 애그리게이터 서비스였다. 아이디어 자체는 새롭지 않았다. 이미 비슷한 서비스들이 있었고, 나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쓰고 싶은 기술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더 컸다. Next.js App Router, TypeScript, Prisma, Vercel — 당시엔 전부 처음 써보는 스택이었다.
커리어에 영향을 준 건 '결과물'이 아니었다
흔히 사이드 프로젝트가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화려한 포트폴리오나 수천 명의 유저를 떠올린다. 실제로 겪어보니 그렇지 않았다. 나의 사이드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조용히 사라졌다.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결정했고, 무엇과 씨름했는지를 정확히 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첫 번째 이직 면접에서 면접관이 물었다. "App Router 써보셨어요?" 그 순간 나는 단순히 "네, 써봤습니다"가 아니라 서버 컴포넌트와 클라이언트 컴포넌트 경계를 처음 잘못 이해해서 하이드레이션 에러를 3일 동안 잡았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면접관 표정이 바뀌는 걸 느꼈다. 나중에 오퍼 이후 온보딩 때 그 면접관이 말했다. "그 답변이 결정적이었어요."
직접 실패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 있다."
3년간 사이드 프로젝트 타임라인
실제로 커리어에 미친 영향, 수치로 보면
주관적인 이야기만 늘어놓기보다, 내가 실제로 체감한 변화들을 정리해봤다. 이직 두 번을 거치며 달라진 점들이다.
현재 연봉 상승률
직접 물어본 횟수
서비스 MAU
숫자보다 더 중요한 건 면접에서 달라진 나의 태도였다. 예전엔 면접이 무서웠다. 모르는 걸 들킬까봐. 지금은 다르다. 내가 직접 만든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되니까, 떨리지 않는다. 면접관이 날카롭게 파고들수록 오히려 신이 난다. 그 경험의 밀도가 나한테 있으니까.
어떤 기술이 커리어에 실제로 연결됐나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배운 기술 중 면접이나 실무에서 직접 활용된 것들을 중요도 순으로 정리해봤다.
사이드 프로젝트가 커리어를 망칠 뻔한 순간도 있었다
좋은 얘기만 쓰면 거짓말이 된다. 사이드 프로젝트 때문에 힘들었던 순간들도 많았다.
2023년 말, 회사 일이 유독 바쁜 시기였다. 스프린트는 터지고, 야근이 이어졌다. 그런데 나는 습관처럼 퇴근하고 나서도 사이드 프로젝트 코드를 열었다. 의무감이 생겼던 거다. 즐거워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또 다른 숙제가 됐다. 결국 3개월을 거의 수면 6시간 이하로 보냈고, 12월에 완전히 번아웃이 왔다.
2주 동안 코드를 한 줄도 못 썼다. 노트북을 보기도 싫었다. 그때 배운 건 사이드 프로젝트는 의무가 되는 순간 독이 된다는 것이다. 회복하는 데 한 달이 걸렸고, 그 이후로는 주간 커밋 목표 같은 걸 완전히 없앴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는 분들께 솔직하게
"어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야 하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다.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 같은 프로젝트를 고르지 말고, 지금 당장 내가 갖고 싶은 것, 불편한 것, 궁금한 것에서 시작하는 게 낫다. 억지로 고른 아이디어는 완성까지 가기 어렵다.
완성하지 못해도 괜찮다. 내가 실패한 프로젝트들이 오히려 더 많이 가르쳐줬다. 왜 실패했는지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도 훌륭한 경험이다. 어설프게 완성된 프로젝트 하나보다, 왜 중단했는지 명확하게 설명하는 능력이 면접에서 더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
마치며
사이드 프로젝트가 커리어를 바꿔줄 거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내 경우엔 바꿔줬다. 정확히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만들어준 경험의 두께가 스스로를 다르게 만들었다. 면접장에서 느끼는 자신감, 기술 결정을 내릴 때의 근거, 실패를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태도. 이것들이 결국 다음 기회를 만들어줬다.
지금도 사이드 프로젝트는 계속하고 있다. 돈이 되어서도, 면접을 위해서도 아니다. 아직도 새벽에 혼자 무언가를 만드는 그 시간이 즐거워서다. 그 마음이 남아있는 한, 계속할 것 같다.
여러분의 경험은 어떤가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처럼 실패한 프로젝트 경험담도, 지금 막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모두 환영합니다.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같은 고민을 하는 개발자들에게 큰 힘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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