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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실무 개발 현장

주니어 개발자가 시니어한테 혼나면서 성장한 이야기

by 나무011 2026. 8. 29.
개발자 현직자 솔직 경험담

주니어 개발자가 시니어한테
혼나면서 성장한 이야기

입사 4개월 차, PR 코멘트 하나로 자존감이 무너졌다가 1년 만에 관점이 완전히 바뀐 기록.

입사 4개월 차, 처음으로 리드해서 만든 기능의 PR을 올렸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나름 며칠 밤새서 만든 코드였고, 스스로는 꽤 만족스러웠다. 근데 시니어 개발자님이 남긴 코멘트가 17개였다. 그날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눈물이 핑 돌 뻔했다. 근데 지금 돌아보면, 그 17개의 코멘트가 내 커리어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계기였다.

주니어 개발자가 시니어한테 혼나면서 성장한 이야기
주니어 개발자가 시니어한테 혼나면서 성장한 이야기
17개첫 PR 리뷰 코멘트 수
1년관점이 바뀌기까지 걸린 시간
2개현재 PR 리뷰 평균 코멘트 수

1. 첫 번째 충격 — "이거 왜 이렇게 짜셨어요?"

문제의 PR은 상품 목록 필터링 기능이었다. 나는 요구사항대로 동작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필터 조건마다 if문을 겹겹이 쌓은 코드를 짰다. 리뷰가 달렸다.

PR #142 · 상품 필터링 기능 추가 Changes requested
시니어 개발자 이 if문 depth가 4단계까지 내려가는데, 나중에 필터 조건이 하나 더 늘어나면 어떻게 되나요? 지금 구조에서 유지보수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솔직히 처음 든 감정은 "그냥 되면 되는 거 아닌가"였다. 방어적인 마음이 먼저 올라왔다. 근데 다음 코멘트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PR #142 · 상품 필터링 기능 추가 Changes requested
시니어 개발자 동작하는 것과 좋은 코드는 다른 이야기예요. 지금 짠 코드, 6개월 뒤의 본인이 다시 봐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그날의 솔직한 심정 "동작하면 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얼마나 좁은 시야였는지 그땐 몰랐다. 코드는 나 혼자 보는 게 아니라 팀 전체가 계속 유지보수하는 자산이라는 걸, 그 코멘트를 받고 나서야 체감했다.

2. 방어에서 수용으로 — 마음가짐이 바뀐 계기

그날 저녁, 화가 나서 동기한테 하소연을 했다. 근데 동기가 해준 말이 오히려 전환점이 됐다.

동기 그 코멘트, 너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코드를 지적하는 거잖아. 나 같으면 오히려 저렇게 자세히 봐주시는 게 감사할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다르게 보이긴 하네.

다음날 다시 코드를 보니 신기하게도 감정이 아니라 코드 자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if문 depth 문제는 실제로 심각했고, early return과 조건 객체 매핑으로 리팩토링하니 코드가 훨씬 명확해졌다.

// Before: if문 depth 4단계 if (category) { if (priceRange) { if (inStock) { if (brand) { /* ... */ } } } } // After: 조건을 배열로 관리해서 depth 제거 const filters = [ { key: "category", test: matchCategory }, { key: "priceRange", test: matchPrice }, { key: "inStock", test: matchStock }, ]; const result = products.filter(p => filters.every(f => f.test(p, activeFilters[f.key])) );

코드를 고치고 나서 다시 리뷰를 요청했는데, 이번엔 코멘트가 3개로 줄었다. 그중 하나는 "훨씬 읽기 좋아졌네요"였다. 그 짧은 한마디가 그동안의 속상함을 다 씻어줬다.

3. 그 이후로도 계속됐던 지적들 — 패턴을 찾다

이후로도 크고 작은 지적은 계속됐다. 근데 몇 달이 지나면서 지적받는 내용에 패턴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1~3개월 차
"이 변수명이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어요" — 네이밍 관련 지적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4~6개월 차
"이 로직, 예외 상황은 고려했나요?" — 예외 처리 누락에 대한 지적으로 옮겨갔다.
7~9개월 차
"이 컴포넌트, 재사용 가능하게 분리할 수 있지 않을까요?" — 구조와 재사용성에 대한 코멘트로 넘어갔다.
10~12개월 차
코멘트 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좋은 접근이네요"라는 코멘트가 처음으로 지적보다 많아졌다.

이 패턴을 발견하고 나서는 지적을 받을 때마다 "이번엔 어떤 카테고리의 지적일까"를 생각하게 됐다.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데이터처럼 분류하기 시작하니 훨씬 덜 힘들었다.

4개월 차 (처음)
17개 코멘트
네이밍, 구조, 예외처리 전반에 걸친 지적
12개월 차 (현재)
평균 2개 코멘트
디테일한 개선 제안 위주, 구조적 지적 거의 없음
4개월 차 — 리뷰받을 때 스트레스9 / 10
 
8개월 차 — 리뷰받을 때 스트레스5 / 10
 
12개월 차 — 리뷰받을 때 스트레스2 / 10
 

4. 입장이 바뀌고 나서야 이해한 것들

1년 반쯤 지나서 신입 후배의 코드 리뷰를 처음 맡게 됐다. 리뷰를 쓰면서 예전 시니어 개발자님이 왜 그렇게 코멘트를 자세히 남겼는지 비로소 이해가 됐다. 대충 넘어가는 게 훨씬 편한데, 그렇게 하지 않은 건 실제로 신경 써주고 있었다는 증거였다.

💡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코드 리뷰 코멘트가 많다고 좌절할 필요 없다. 오히려 코멘트가 점점 줄어드는 게 아니라 아예 없어지는 순간을 걱정해야 한다. 그건 관심이 사라졌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그날 지하철에서 속상해했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그 코멘트들이 너를 가장 빠르게 성장시켜 줄 거야"라는 것이다. 실제로 혼자 책이나 강의로 배웠다면 몇 년 걸렸을 감각을, 1년 안에 체득할 수 있었던 건 그 냉정한 피드백들 덕분이었다.

"혼나는 것과 성장하는 것은 결국 같은 말이었다."
2026년 현재는 코드 리뷰 과정에서 AI 코드 리뷰 도구를 1차로 활용하고, 사람 리뷰어는 구조나 설계처럼 더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팀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자주 듣는다. 다만 도구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 리뷰어가 남기는 맥락 있는 피드백의 가치는 여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결론

주니어 시절 받았던 냉정한 코드 리뷰는 그 순간엔 아프지만, 돌아보면 가장 확실한 성장의 신호였다. 지적을 감정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패턴으로 분석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리뷰가 두려운 게 아니라 기다려지는 시간이 됐다. 지금 비슷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주니어 개발자가 있다면, 그 코멘트들이 결국 당신을 더 나은 개발자로 만들어줄 거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여러분의 성장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시니어에게 혼나거나 냉정한 피드백을 받고 나서 오히려 성장했던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지금 비슷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주니어 개발자분들께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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