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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우주의 95퍼센트를 차지하는 미스터리

by 나무011 2025. 12. 28.

우리가 볼 수 있고 측정할 수 있는 보통 물질은 우주의 겨우 5퍼센트에 불과하며, 나머지 95퍼센트는 빛을 내지도 흡수하지도 않는 암흑물질 27퍼센트와 정체불명의 암흑에너지 68퍼센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들은 직접 관측되지 않지만 중력과 우주 팽창을 통해 그 존재가 확실히 증명되었으며, 현대 우주론의 가장 큰 수수께끼입니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은하 회전 곡선이 드러낸 보이지 않는 물질

1930년대 프리츠 츠비키는 머리털자리 은하단의 은하들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인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보이는 물질의 중력만으로는 은하들을 묶어둘 수 없었습니다. 은하들은 흩어져야 마땅했지만 실제로는 안정적인 은하단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츠비키는 보이지 않는 물질이 추가 중력을 제공한다고 제안했고 이를 암흑물질이라 불렀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1970년대 베라 루빈은 나선은하의 회전 속도를 정밀하게 측정했습니다. 놀랍게도 은하 외곽의 별들이 중심부만큼 빠르게 회전했습니다. 뉴턴 중력 법칙에 따르면 은하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회전 속도가 감소해야 합니다. 태양계에서 해왕성이 수성보다 느리게 공전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실제 은하의 회전 곡선은 평평했습니다. 이것을 설명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은하 주변에 보이지 않는 질량이 광대한 헤일로를 형성하고 있다. 둘째, 중력 법칙이 은하 스케일에서 다르게 작동한다. 대부분의 천문학자들은 첫 번째 설명인 암흑물질 가설을 선택했습니다. 은하단의 중력 렌즈 효과도 암흑물질의 존재를 뒷받침합니다. 먼 은하의 빛이 은하단을 지나며 휘어지는데, 그 정도가 보이는 물질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2006년 총알 은하단 관측은 결정적 증거가 되었습니다. 두 은하단이 충돌한 후 뜨거운 가스는 중앙에 남았지만 중력 렌즈 효과는 양쪽에 나타났습니다. 암흑물질이 일반 물질과 분리되어 통과했다는 직접적 증거입니다.

 

암흑물질의 정체를 찾는 전 세계적 탐색

WIMP와 직접 검출 실험

암흑물질의 가장 유력한 후보는 WIMP입니다. 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의 약자로 약한 상호작용만 하는 무거운 입자입니다. 전자기력으로 상호작용하지 않으므로 빛을 내거나 흡수하지 않고, 중력과 약한 핵력으로만 작용합니다. 초대칭 이론에서 예측되는 중성미자처럼 생긴 입자들이 WIMP의 후보입니다. 전 세계에서 WIMP를 직접 검출하려는 실험이 진행 중입니다. 지하 깊은 곳에 초정밀 검출기를 설치하여 WIMP가 원자핵과 충돌하는 미세한 신호를 찾습니다. 우주선과 방사선의 간섭을 차단하기 위해 수천 미터 지하 폐광이나 터널에 실험실을 만듭니다. 한국의 양양 지하실험실, 이탈리아의 그란사소, 미국의 산포드 지하연구시설 등이 대표적입니다. LUX, XENON, PandaX 같은 실험들이 액체 제논을 사용하여 WIMP 신호를 찾지만 아직 확실한 발견은 없습니다. 민감도는 계속 향상되고 있지만 배경 잡음을 완벽히 제거하기 어렵습니다. 간접 검출 방법도 있습니다. 암흑물질 입자들이 서로 충돌하여 소멸할 때 고에너지 입자가 방출될 수 있습니다. 우주에서 오는 감마선, 양전자, 반양성자의 과잉을 찾습니다.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 AMS-02 등이 이런 신호를 탐색합니다. 은하 중심에서 이상한 감마선 과잉이 관측되었지만 암흑물질 때문인지 펄서 때문인지 논쟁 중입니다.

액시온과 다른 후보들

액시온은 또 다른 암흑물질 후보입니다. 극히 가벼운 입자로 강한 상호작용의 CP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론적으로 제안되었습니다. 액시온은 WIMP보다 훨씬 가볍고 많아야 합니다. 강한 자기장 안에서 액시온이 광자로 변환되는 현상을 이용하여 검출을 시도합니다. ADMX 같은 실험이 진행 중입니다. 원시 블랙홀도 암흑물질의 일부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빅뱅 직후 밀도 요동으로 형성된 작은 블랙홀들이 은하 주변에 분포할 수 있습니다. 중력 마이크로렌즈 관측으로 찾지만 지금까지 충분한 수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수정 뉴턴 역학(MOND)은 암흑물질 없이 중력 법칙을 수정하여 은하 회전을 설명하려는 시도입니다. 극히 작은 가속도에서 뉴턴 법칙이 달라진다고 가정합니다. 일부 현상은 잘 설명하지만 우주배경복사, 대규모 구조 형성, 총알 은하단 같은 관측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MOND가 암흑물질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봅니다. 암흑물질의 정체는 21세기 물리학의 가장 큰 미스터리이며 발견되면 노벨상은 확실합니다.

우주 대규모 구조와 암흑물질의 역할

암흑물질은 우주 구조 형성에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빅뱅 직후 우주는 거의 균일했지만 미세한 밀도 요동이 있었습니다. 암흑물질은 보통 물질보다 먼저 중력으로 뭉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물질은 복사압으로 뭉치기 어려웠지만 암흑물질은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아 방해받지 않았습니다. 암흑물질이 만든 중력 우물에 보통 물질이 모여들어 별과 은하를 형성했습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암흑물질이 우주 전체에 거미줄 같은 필라멘트 구조를 만든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은하들은 이 필라멘트를 따라 분포하고 교차점에 거대한 은하단이 형성됩니다. 이것은 실제 은하 분포 관측과 놀랍도록 일치합니다. 우주배경복사의 미세한 온도 요동도 암흑물질의 존재를 확인합니다. 플랑크 위성의 정밀 관측으로 암흑물질이 우주의 약 27퍼센트를 차지한다는 것이 정확히 측정되었습니다. 암흑물질이 없다면 현재 우주의 모습을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1998년 두 연구팀이 초신성 관측으로 놀라운 발견을 했습니다. 우주의 팽창이 감속하지 않고 가속하고 있었습니다. 빅뱅 이후 물질의 중력으로 팽창이 점점 느려져야 하는데 70억 년 전부터 오히려 빨라졌습니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암흑에너지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암흑에너지는 공간 자체에 스며있는 에너지로 반중력처럼 작용하여 팽창을 가속시킵니다. 가장 단순한 모델은 우주상수입니다. 아인슈타인이 정적 우주를 만들기 위해 도입했다가 철회한 그 상수입니다. 진공 에너지라고도 하며 공간의 밀도가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우주가 팽창해도 암흑에너지의 밀도는 변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일반 물질과 다른 점입니다. 암흑에너지는 우주의 약 68퍼센트를 차지합니다. 문제는 이론적으로 계산한 진공 에너지가 관측값보다 10의 120제곱 배나 크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물리학 역사상 최악의 불일치입니다. 왜 진공 에너지가 이토록 작은지 아무도 모릅니다. 퀸테센스 같은 동적 암흑에너지 모델도 제안됩니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스칼라장이 암흑에너지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관측으로는 우주상수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암흑에너지의 운명은 우주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암흑에너지가 계속 지배하면 우주는 영원히 가속 팽창하여 빅프리즈로 끝납니다. 모든 은하가 멀어지고 별들이 죽으며 차갑고 어두운 우주가 됩니다. 만약 암흑에너지가 더 강해지면 빅립이 일어나 모든 것이 찢어질 수 있습니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우주의 95퍼센트를 차지하지만 그 본질은 완전히 미지입니다. 이것들을 이해하는 것은 우주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는 열쇠이며 물리학의 새로운 혁명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