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이고 독립적이라는 수천 년간의 믿음을 무너뜨렸습니다. 특수상대성이론은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이 느려지고 길이가 수축된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이 시공간의 휘어짐이라는 혁명적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오늘은 상대성이론,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근본부터 뒤바꾼 과정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절대시간과 절대공간이 무너진 1905년
뉴턴 이래 시간과 공간은 우주의 무대처럼 존재한다고 여겨졌습니다. 시간은 모든 곳에서 똑같이 흐르고 공간은 변하지 않는 고정된 배경이었습니다. 이것이 절대시공간 개념입니다. 하지만 19세기 말 이상한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맥스웰 전자기 방정식에 따르면 빛의 속도는 항상 일정한데, 이것이 갈릴레이 변환과 모순되었습니다. 만약 광원이 움직이거나 관측자가 움직이면 빛의 속도가 달라져야 하는데 실험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1887년 마이컬슨-몰리 실험은 지구의 공전 속도에 따른 빛의 속도 차이를 측정하려 했지만 아무런 차이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과학자들은 빛이 에테르라는 매질을 통해 전파된다고 믿었는데 이 실험은 에테르의 존재를 부정했습니다. 1905년 26세의 특허 심사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그는 두 가지 단순한 가정에서 출발했습니다. 첫째, 물리 법칙은 모든 관성계에서 동일하다. 둘째, 진공에서 빛의 속도는 광원이나 관측자의 운동과 무관하게 항상 일정하다. 이 두 가정만으로 특수상대성이론의 모든 결과가 논리적으로 도출되었습니다. 시간 지연, 길이 수축, 질량-에너지 등가성 같은 놀라운 현상들이 수학적 필연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대성이론, 움직이는 시계는 느리게 가고 움직이는 자는 짧아진다
시간 팽창의 실험적 증명
특수상대성이론의 가장 충격적인 예측은 시간 팽창입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은 정지한 관측자가 보기에 느리게 흐릅니다. 광속의 90퍼센트로 움직이는 우주선 안에서 1년이 지나는 동안 지구에서는 약 2.3년이 흐릅니다. 이것은 단순한 착시가 아니라 실제로 시간 자체가 다르게 흐르는 것입니다. 쌍둥이 역설이라는 유명한 사고실험이 있습니다. 쌍둥이 중 한 명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우주여행을 다녀오면 지구에 남은 쌍둥이보다 훨씬 젊습니다. 실제로 뮌 입자를 이용한 실험에서 이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뮌 입자는 대기권 상층부에서 우주선과 충돌하여 생성되는데 수명이 2.2마이크로초에 불과합니다. 이 시간 동안 빛의 속도로 가도 660미터밖에 못 가므로 지표면까지 도달할 수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표면에서 많은 뮌 입자가 검출됩니다. 뮌 입자가 광속에 가깝게 움직이므로 시간 팽창이 일어나 수명이 늘어난 것입니다. GPS 위성도 시간 팽창을 고려해야 합니다. 위성은 지표면보다 빠르게 움직이므로 특수상대론적 효과로 시계가 느려집니다. 하루에 약 7마이크로초 느려지는데, 이를 보정하지 않으면 위치 오차가 누적됩니다. 입자가속기에서는 일상적으로 상대론적 효과를 관측합니다. 거의 광속으로 가속된 입자들의 수명이 정지 상태보다 수천 배 길어집니다.
길이 수축과 동시성의 상대성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는 운동 방향으로 길이가 수축됩니다. 광속으로 움직이면 길이가 0이 되고, 따라서 질량을 가진 물체는 광속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길이 수축도 실제 물리적 현상입니다. 앞서 언급한 뮌 입자 실험을 뮌 입자의 관점에서 보면 다르게 설명됩니다. 뮌 입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수명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대기권의 두께가 수축하여 짧은 시간에 도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두 설명은 모두 옳으며 관점의 차이일 뿐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동시성의 상대성입니다.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관측자들에게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이 다릅니다. 기차 안 중앙에서 앞뒤로 동시에 빛을 쏘면 기차 안 관측자는 동시에 앞뒤 벽에 도달하는 것을 봅니다. 하지만 역에 정지한 관측자는 뒤쪽 벽에 먼저 도달하는 것을 봅니다. 기차가 앞으로 움직이므로 뒤쪽 벽이 빛을 향해 다가오고 앞쪽 벽은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착시가 아니라 실제로 시간의 순서가 관측자에 따라 다른 것입니다. 과거와 미래의 구분조차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E=mc²과 질량-에너지 등가성
특수상대성이론의 가장 유명한 결과는 E=mc²입니다. 질량과 에너지는 서로 변환될 수 있으며 질량 자체가 엄청난 에너지의 저장고입니다. 1그램의 질량이 완전히 에너지로 변환되면 히로시마 원폭에 맞먹는 에너지가 나옵니다. 핵분열과 핵융합은 이 원리를 이용합니다. 우라늄 원자핵이 분열할 때나 수소 원자핵이 융합할 때 생성물의 총 질량이 반응물보다 약간 작습니다. 사라진 질량이 에너지로 변환되어 방출됩니다. 태양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초 400만 톤의 질량이 에너지로 변환되어 태양을 빛나게 합니다. 입자물리학에서는 순수한 에너지에서 입자-반입자 쌍이 생성되기도 합니다. 고에너지 광자가 전자와 양전자로 변환되는 쌍생성 과정입니다. 반대로 입자와 반입자가 만나면 쌍소멸하여 순수한 에너지로 변합니다.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은 이 원리를 의료 영상에 응용한 것입니다. 상대론적 효과로 물체의 질량도 속도에 따라 증가합니다. 광속에 가까워질수록 질량이 무한대로 커져서 더 이상 가속할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이 광속이 우주의 속도 한계인 이유입니다.
시공간이 하나로 통합된 4차원 우주
특수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을 하나의 4차원 시공간으로 통합했습니다. 헤르만 민코프스키는 이를 수학적으로 정식화했습니다. 3차원 공간 좌표와 1차원 시간 좌표가 결합된 4차원 다양체에서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관측자들은 이 4차원 시공간을 다른 각도로 자르는 것과 같습니다. 한 관측자의 공간 방향이 다른 관측자에게는 시간 성분을 포함하므로 시간과 공간이 섞입니다. 광속은 시공간의 기하학적 구조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불변량입니다. 모든 관측자가 같은 광속을 측정하는 것은 시공간의 계량이 로렌츠 변환에 대해 불변이기 때문입니다. 인과율도 시공간 구조로 이해됩니다. 빛보다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없으므로 사건들 사이의 인과관계는 광원뿔 안으로 제한됩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여기서 더 나아가 시공간 자체가 물질과 에너지에 의해 휘어진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중력은 힘이 아니라 휘어진 시공간에서 물체가 측지선을 따라 움직이는 것입니다. 블랙홀, 중력파, 우주의 팽창 같은 극단적 현상들도 시공간의 기하학으로 설명됩니다. 상대성이론은 단순히 빠른 속도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GPS, 입자가속기, 천체물리학 등 현대 과학기술의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우리의 직관은 저속 세계에 맞춰져 있지만, 우주의 진정한 본질은 상대론적 시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