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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러 효과, 우주 팽창의 증거를 밝혀낸 놀라운 발견

by 나무011 2025. 12. 25.

도플러 효과는 파동의 발생원과 관측자 사이의 상대 운동으로 인해 관측되는 파동의 진동수가 달라지는 현상입니다.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다가올 때와 멀어질 때 다르게 들리는 것처럼 일상적인 현상이지만, 이 원리를 빛에 적용하여 별과 은하의 운동을 측정함으로써 우주가 팽창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도플러 효과, 우주 팽창의 증거를 밝혀낸 놀라운 발견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도플러 효과
도플러 효과

 

움직이는 파원이 만드는 진동수의 변화

1842년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크리스티안 도플러는 파동의 발생원이 움직일 때 관측되는 진동수가 변한다는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정지한 파원에서 나온 파동은 모든 방향으로 균일하게 퍼져나갑니다. 하지만 파원이 움직이면 진행 방향으로는 파장이 압축되고 반대 방향으로는 파장이 늘어납니다. 진동수는 파장에 반비례하므로 파원이 관측자를 향해 다가오면 진동수가 높아지고 멀어지면 낮아집니다. 소리의 경우 이것이 음높이의 변화로 들립니다. 구급차가 다가올 때는 높은 음으로 들리고 지나쳐 멀어질 때는 낮은 음으로 들립니다. 기차가 역을 통과할 때 기적 소리가 급격히 낮아지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도플러가 처음 이론을 제시했을 때는 별빛의 색 변화를 설명하려 했지만 당시 기술로는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1845년 부이스 발로트가 기차에 트럼펫 연주자를 태우고 역에 음악가들을 배치하여 도플러 효과를 실험적으로 입증했습니다. 기차가 다가올 때와 멀어질 때 음높이가 약 반음 정도 차이 났습니다. 도플러 효과의 크기는 속도에 비례합니다. 정확한 공식은 매질의 속도와 파원, 관측자의 운동을 모두 고려해야 하지만 속도가 파동 속도보다 훨씬 작을 때는 진동수 변화율이 대략 속도를 파동 속도로 나눈 값입니다.

 

빛의 적색편이로 밝혀낸 우주의 팽창

별빛의 스펙트럼 분석과 시선속도

19세기 후반 분광학이 발전하면서 별빛을 프리즘으로 분해하여 스펙트럼을 분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별의 스펙트럼에는 특정 파장에서 어두운 선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흡수선이라고 합니다. 별 대기의 원소들이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수소, 헬륨, 철 등 각 원소는 고유한 파장에서 흡수선을 만듭니다. 실험실에서 측정한 원소의 흡수선 파장과 별빛의 흡수선 파장을 비교하면 도플러 효과로 인한 파장 이동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별이 지구를 향해 다가오면 파장이 짧아져 청색 쪽으로 이동하고 멀어지면 파장이 길어져 적색 쪽으로 이동합니다. 이것을 청색편이와 적색편이라고 합니다. 파장 이동의 크기로 별의 시선속도, 즉 시선 방향 운동 속도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1868년 윌리엄 허긴스는 처음으로 별의 시선속도를 측정했습니다. 시리우스가 초속 약 47킬로미터로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수많은 별의 시선속도가 측정되었고 우리 은하 내 별들의 운동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태양도 은하 중심을 초속 약 220킬로미터로 공전하고 있으며 이것도 주변 별들의 도플러 효과로 측정되었습니다.

허블의 법칙과 팽창하는 우주

1920년대 에드윈 허블은 윌슨 산 천문대의 거대 망원경으로 은하들의 거리와 속도를 측정했습니다. 세페이드 변광성을 이용하여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스펙트럼 분석으로 시선속도를 구했습니다. 놀라운 패턴이 발견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은하가 적색편이를 보였습니다. 즉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거리가 멀수록 후퇴 속도가 빨랐다는 점입니다. 1929년 허블은 은하의 후퇴 속도가 거리에 비례한다는 법칙을 발표했습니다. v = H₀d에서 v는 후퇴 속도, d는 거리, H₀는 허블 상수입니다. 이것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였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이미 우주가 정적일 수 없고 팽창하거나 수축해야 한다고 예측했지만 아인슈타인 자신도 이를 믿지 않아 우주상수를 도입했었습니다. 허블의 발견으로 팽창우주론이 확립되었습니다. 은하들이 서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팽창하는 것입니다. 풍선 표면에 점을 찍고 풍선을 불면 모든 점이 서로 멀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허블 법칙을 역으로 계산하면 모든 은하가 한 점에 모여 있던 시점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빅뱅입니다. 현대 관측으로 정밀하게 측정된 허블 상수는 약 70 km/s/Mpc입니다. 이로부터 우주의 나이가 약 138억 년으로 계산됩니다.

우주론적 적색편이와 암흑에너지

가까운 은하의 적색편이는 도플러 효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매우 먼 은하의 경우는 다릅니다. 일반상대론에 따르면 공간 자체의 팽창으로 파장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것을 우주론적 적색편이라고 합니다. 적색편이 z가 1이면 파장이 2배 늘어난 것이고 우주 크기가 2배 팽창했음을 의미합니다. 가장 먼 은하는 z가 10을 넘어 우주가 현재 크기의 11분의 1이었을 때의 빛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1990년대 말 초신성을 이용한 정밀 관측에서 놀라운 발견이 있었습니다. 우주의 팽창이 감속하지 않고 가속하고 있었습니다. 중력은 인력이므로 팽창을 늦춰야 하는데 오히려 빨라지고 있었습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암흑에너지라는 개념이 도입되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에너지가 우주 공간을 채우고 있으며 반중력처럼 작용하여 팽창을 가속시킵니다. 현재 우주의 약 68퍼센트가 암흑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고 추정됩니다. 암흑물질 27퍼센트, 보통 물질은 겨우 5퍼센트입니다. 암흑에너지의 본질은 21세기 물리학의 가장 큰 미스터리입니다.

 

도플러 효과의 현대적 응용과 기술

도플러 레이더는 기상 관측의 핵심 장비입니다. 전자기파를 구름에 쏘아 반사파의 도플러 이동을 측정하여 바람의 속도와 방향을 알아냅니다. 토네이도의 회전을 감지하고 태풍의 구조를 분석합니다. 항공기 관제에서도 레이더로 비행기의 속도를 측정합니다. 경찰의 속도 측정기도 도플러 원리입니다. 레이저나 마이크로파를 차량에 쏘아 반사파의 진동수 변화로 속도를 계산합니다. 의료 분야에서는 도플러 초음파로 혈류를 측정합니다. 심장과 혈관의 혈액 흐름 속도와 방향을 실시간으로 영상화합니다. 심장 판막 이상, 동맥 협착, 태아의 심박 등을 진단합니다. 천문학에서는 외계행성 탐사에 도플러 분광법이 사용됩니다. 행성이 별 주위를 공전하면 별도 약간 흔들립니다. 이 흔들림을 스펙트럼의 주기적 청색편이와 적색편이로 감지합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의 상당수가 이 방법으로 찾아졌습니다. 자율주행차의 라이다 센서도 도플러 효과를 이용합니다. 레이저 펄스의 반사 시간과 진동수 변화로 주변 물체의 거리와 속도를 동시에 측정합니다. 상대론적 도플러 효과는 GPS 위성의 시각 보정에도 고려됩니다. 위성의 빠른 움직임으로 인한 진동수 변화를 보상해야 정확한 위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티안 도플러가 1842년 제안한 단순한 원리가 21세기에는 우주의 운명을 밝히고 생명을 구하며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 되었습니다. 도플러 효과는 파동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적용되는 보편적 현상이며 과학과 기술의 수많은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도구입니다.